지역아동시설 코로나19에 어려움 극대화… 도움의 손길에도 여전 > 언론보도

지역아동시설 코로나19에 어려움 극대화… 도움의 손길에도 여전 

봉사자 출입 제한으로 후원 줄고있는 탓
익명의 후원자들 십시일반 돕고 있어
자가진단 키트 구하기 어려워 난항 

부모 곁을 떠나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더욱 외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외부 자원봉사자 발길이 끊기면서 원내 교육과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못하는데다 진단키트 지원대상에서도 복지시설은 제외돼 설움을 겪고 있다.

16일 대전지역 아동복지시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3년째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이 끊겨 시설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해나 명절이면 기업과 단체에서 십시일반 뜻을 모아 물품을 기부하거나 아이들과 놀이를 하는 자원봉사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외부인 방문이 손에 꼽을 정도로 급감했다. 여러 명이 한 장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아동복지시설 특성상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생각에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발길을 줄이면서 어느새 온기마저 잦아들고 말았다.

이날 찾아간 대전의 한 아동복지시설도 자원봉사자들이 시설을 방문해 음악프로그램이나 나들이, 진학상담 등을 펼치던 것이 모두 중단돼 아이들이 답답해하는 상황을 토로했다.

윤황 정림원 원장은 "자원봉사자들이 시설을 찾아오면 왕언니 왕오빠라 부르며 따랐는데 근래에는 발길이 줄어 저희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아쉬워하고 있다"라며 "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잘 이겨내자고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고 설명했다.

다행히 아동복지시설의 어려움을 예상해 멀리서 물품을 보내주거나 익명의 기부가 전보다 늘어 위안이 되고 있다. 사회활동이 위축됐을 때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더 소외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이웃들이 옷이며 학용품, 후원금, 피자 등을 조용히 보내주고 있다.

양승연 대전자혜원 원장은 "시설의 어려움을 짐작해 간식을 보내주고, 불현듯 생각났다면서 후원을 해주는 분들이 있어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라며 "아이들도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방역정책을 추진할 때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적시에 도착하지 않아 아쉬움을 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지원 대상에서도 학교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포함됐으나 정작 여러 아이가 공동생활하는 아동복지시설은 제외됐다. 직원들이 약국에서 구매할 때도 수량에 한계가 있어 확보하기도 어려울뿐더러 20~30명의 아이에게 동시에 검사하려면 정부 차원의 우선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목소리다.

양 원장은 "아동양육시설은 만 12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이 많아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해 30명의 원생들에 수시로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혹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키트부터 구하러 다녀야 할 상황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주 보건복지부에 지역에 몇 개의 아동양육시설이 있고 몇 명의 지원이 필요한지 정보를 보고한 상황"이라며 "보건복지부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victorylba@ 

출처: 중도일보(https://www.joongdo.co.kr/web/view.php?key=20220215010003126)